캄보디아 소소한 일상

지난 3 월25일 비오는 날 저녁에 쓴 편지

몽하나 2021. 4. 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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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냥 밤인데도 한자 적고 자려한다.

온라인 수업이 끝나고 딸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이유는 딸님의 담임선생님이신 스티븐 선생님께서 오늘까지 일하시고 그만두시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내 생각에는 선생님은 보기 드문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영국에서 왔고 아이들에 대한 의욕이 대단했다.

유튜브로 영상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게 하고 수업시간에 기타를 쳐주고 3개월 계약직 이후 정식 채용되기로 한 선생님이었는데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지금은 학교 등록기간인데 상당수 아이들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선생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계속된 온라인 수업에 비해 수업료는 조금도 낮아지지 않았다.

또한 새로 오픈한 캠퍼스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것에 불만이 있었던 차인데 코로나로 인하여 수업은 다시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다.

아이들은 지쳤다. 부모님들도 지쳤었다.

공부를 점점하기 싫어했고 엄마들은 어차피 똑같이 온라인으로 공부할 바에야 가격이 낮은 다른 학교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들과 겹친 것이 등록기간과 맞물렸다. 

선생님은 잘못이 없다. 이것도 나만의 생각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사람 멋진 선생님이셨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이다. 

코로나가 여러 사람 너무 힘들게 했다.

하지만 나는 스티븐 선생님이 너무 맘에 든다. 동화책에서 보던 그런 선생님이 나타난 것이다.


소파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지난날이 스쳐 지나간다.

우리 아들 1학년 때 선생님도 좋았다. 마이클 선생님 정말 스탠더드 미국인이었다.

특징적인 미국인만의 사고방식이라고 할까? 정석을 보여주신 선생님이시다. 2학년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티처 타냐도 너무 좋다. 그녀는 정말 멋지다. 세상에서 가장 센 슈퍼걸이다. 그리고 우리 딸의 3학년 선생님께서 진급을 하셔서 학교 총 매니저가 되는 바람에 새로운 선생님께서 오셨는데 그분이 바로 steven lim이었다.

그 선생님 덕분에 발표를 잘 안 하던 우리 딸이 발표왕이 되었다.

나는 이 선생님을 놓칠 수 없었다.

되지 않은 영어와 현지 말을 동원하여 이곳저곳 전화를 하였지만 이미 새로운 선생님까지 뽑아 놓은 상태였다. 학교 매니저에게 영상통화가 왔고 힘겨운 영어를 하며 스티븐 선생님의 변호를 했다. (상업적이지는 못한 그런 열정으로 가득 찼던 선생님이었던 것 같다. 이것은 매니저와 나눈 이야기에서 매니저가 한 말이다. 너무 세서 부러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몇 주 전에 이야기가 된 것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한참을 멍 하게 있다가 그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남겼다.

 

teacher thank you so much.

teacher is the best person in the whole world.

i wish you will find a better way.

i believe that you go to the highter place.

if somebody don't need you, just go to a place where they need you.  

to somebody who is desperately waiting for you.

we love you we will miss you. thank you. from mami s...

 

선생님께서 부디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란다. 부처님께서 주신 가르침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항상 대상을 인식한다.

그 말은 대상을 인식할 때 즉 마음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는 항상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는 사물을 나만의 방식으로 평가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대상을 바라볼 때 항상 능동적으로 인식하며 대상은 항상 원하든 원치 않든 항상 수동적으로 인식된다는 말이다. 

나에게는 스티븐 선생님이 좋았듯 누군가에게는 좋지 않았듯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것을 알 수 있다.

첫째남이 보는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어차피 지혜의 눈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면 조금 더 부드러운 눈으로 자비의 마음으로 대상을 바라보면 어떨까 한다.

또한 상처 받았을 때 역시 너무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란다. 스스로가 자신을 바로 보고, 긍정적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

 

마지막까지 아이들에게 기타를 들려주고 떠난 그를 위해 오늘 나는 기도해 본다.

스티븐 선생님께서 꼭 꿈을 이루시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비 온 뒤 더 맑은 날이 기다리듯 말이다.

감사합니다. 스티븐 선생님.

 

 

선생님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 좋은 선택이 되었길 바랍니다.

당신의 노력에 감사합니다.

다시 만나길 기도합니다.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몽 하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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